선주는 컴퍼스로 원을 그렸다. 다섯 번째 원이었다. 첫 번째 원은 컴퍼스 침이 미끄러져서 망쳤고, 두 번째는 선이 너무 굵었고, 세 번째는 시작점과 끝점이 맞지 않았다. 네 번째 원은 거의 완벽했지만 종이가 조금 찢어졌다. "완벽한 원은 존재하지 않아." 아버지가 말했다. 선주는 고개를 들었다. 아버지는 책상 앞에 앉아 설계도면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빠는 매일 원을 그리잖아요." "그건 원처럼 보이는 것들이지. 진짜 원은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버지는 연필을 내려놓았다. "수학 시간에 배웠지? 점은 크기가 없고, 선은 폭이 없고, 원은 중심에서 모든 점까지의 거리가 정확히 같은 거라고." 선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네가 그린 이 점을 봐." 아버지가 선주의 공책을 가리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