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로 만들어진 운명**— 어느 기억 설계자의 마지막 항해에 관하여** --- ## 1. 오늘이라는 미래 나는 어제도 오늘을 궁금해했다. 그것이 이상한 일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산다. 내일이 어떤 얼굴을 하고 올지 밤새 그려보다가, 막상 그 내일이 오늘이 되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 미묘하게, 혹은 아주 크게 어긋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궁금증은 풀렸지만 행복한지는 모르겠다. 그 차이가 실망이 될 수도 있고, 안도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또 다른 내일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준은 서울역 앞 카페 창가에 앉아 빗속의 택시들을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아직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아메리카노가 있었고, 열린 노트북 화면에는 여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