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렌즈를 갈 때는 숨을 아껴야 한다. 숨을 크게 쉬면 손끝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그 흔들림은 유리 표면에 고스란히 새겨진다. 나는 서른 해 가까이 이 일을 해왔지만, 아직도 연마포 위에 렌즈를 올려놓을 때마다 숨을 반쯤 참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어쩌면 고칠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숨을 참는 그 짧은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소용돌이 하나를 다스리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었으니까. 사람들은 대개 렌즈 수리라는 일을 단순하게 여긴다. 흠집을 지우고, 곰팡이를 닦고, 나사를 조이는 일 정도로.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렌즈 하나에는 보통 예닐곱 장에서 많게는 열 몇 장의 유리알이 정교하게 겹쳐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조리개 날과 스프링, 캠 구조가 머리카락보다 가는 오차 범위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