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바람이 불어오는 언덕 세상 끝, 바람이 가장 먼저 도착해 쉬어가는 언덕 위에는 커다란 유리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곳을 '두 사람의 정원'이라고 불렀지만, 앤은 그저 '유리 집'이라고 불렀습니다. 유리 집은 햇살이 좋은 날에는 거대한 비눗방울처럼 반짝였고, 비가 오는 날에는 울고 있는 거인의 눈처럼 흐릿해졌습니다. 아홉 살 앤은 학교가 파하면 늘 그곳으로 갔습니다. 앤에게는 기다려주는 엄마도,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유리 집에는 빈 씨 아저씨와 린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부부 같기도 하고, 남매 같기도 했으며, 때로는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들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유리 집의 문을 열면 기묘한 냄새가 났습니다. 아주 오래된 책 먼지 냄새와, 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