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구분 짓기의 함정
우리는 참 많은 이유들을 만들어냅니다. 남자라서, 여자라서, 어려서, 늙어서, 아시안이라서, 유대인이라서, 흑인이라서, 부자라서, 거지라서, 외동이라서, 형제자매가 많아서... 갖가지 이유를 붙여가며 나와 같은 점 혹은 다른 점들을 찾아냅니다.
이런 구분 짓기는 마치 우리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본능과 같습니다. 같은 것끼리는 끌어당기고, 다른 것은 밀어내려는 원시적인 반응 말이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는 가장 중요한 진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내가 나인 것과 네가 너인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같은 시공간 안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놀랍도록 짧습니다. 길어봐야 백 년 남짓한 시간 동안, 우리는 이 복잡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짧은 여행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겠죠.
관계가 만드는 삶의 색깔
사이가 좋으면 우리는 이 짧은 생애를 행복하게 지내다 갈 수 있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고, 함께 웃고 울며 살아가는 것이죠. 반대로 사이가 나쁘면 어떨까요? 불행하게 이 세상을 살다 가게 될 것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이지만 전혀 다른 경험이 되는 것이죠.
이런 차이는 어디서 시작될까요?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매우 단순한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첫 번째 손길의 힘
모든 것은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의 손을 맞잡았을 때 시작됩니다. 이 첫 번째 손길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합니다. 거절당할 수도 있고,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용기 있는 한 걸음이 없다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관계의 슬픈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거절당하면 먼저 손을 내밀었던 사람도 더 이상 맞잡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는 자연스러운 심리적 방어기제입니다. 상처받기 싫어하는 우리의 마음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것이죠.
공멸의 길
그런데 만약 모두가 맞잡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모두가 아는 불행한 삶을 모두가 보내다 죽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불행이 아닙니다. 집단적 고립, 사회적 단절이라는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런 현상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개별화되고, 분열되고, 서로를 불신하는 사회의 모습 말이죠. 각자의 성, 나이, 인종, 경제적 지위, 가족 구성에 따라 벽을 쌓고, 그 벽 너머의 사람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모습들을 말입니다.
선택의 기로에서
결국 우리 앞에는 두 가지 길이 놓여 있습니다. 계속해서 구분 짓기에 매몰되어 각자의 울타리 안에서 고립된 채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용기를 내어 먼저 손을 내밀고 함께 행복한 삶을 만들어갈 것인지의 선택 말이죠.
이 선택은 거창한 사회 운동이나 정치적 변화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매순간 이루어지는 작은 선택들의 누적입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손을 잡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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