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는, 거미는 왜 오늘도 같은 집을 짓는가작가 주: 이 이야기를 쓰기 전에 나는 오래 멈춰 있었다. 시작하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어디서부터가 시작인지 알 수 없어서였다. 어쩌면 모든 이야기는 이미 중간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태어나는 것처럼.1부: 유전자와 두부1.두부가 싫어지기 시작한 건 스물한 살 여름이었다.정확히는, 두부가 싫어진 게 아니었다. 내가 두부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사실이 싫어진 거였다. 차이는 미묘하지만 중요하다. 삶의 많은 것들이 그런 방식으로 작동한다.아버지도 두부를 좋아했다. 아버지의 아버지—그러니까 내 할아버지—도 두부를 좋아했다고 했다. 전쟁 때 두부 한 모를 발견하고 울었다는 얘기를 할아버지 생전에 몇 번 들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왜인지 모..